치매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과 사망에 이르는 원인

치매환자의 생존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치매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치매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8-9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치매환자는 왜 8-9년 밖에 못 살까요? 표현을 조금 바꾸면, 치매 환자는 왜 8-9년씩이나 살까요? 폐암 환자의 10년 생존 확율은 15%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암 진단을 받고 1-2년만 생존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암 환자와 비교하면 치매 환자의 생존 기간은 어마어마하게 긴 느낌을 받습니다. 

 

치매는 가족들이 가장 고통스런 질병이라고 하는데, 치매 환자는 어떻게 이렇게 길게 생존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치매라는 질병이 어떤 질병인지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치매는 뇌가 퇴화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병입니다. 뇌가 퇴화하다보니, 1분 전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병이 악화되면 10년 있었던 일도, 30년 전 있었던 일도 기억 못하게 되는 것이죠. 

 

기억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추론' 능력도 사라집니다. 추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추위를 느끼면 계절이 '겨울'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겨울이 되면 내 몸이 추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내 몸이 추운 이유는 100% 계절이 겨울로 바뀌었기 때문일까요?

 

내가 추위를 느끼는 것은 '에어컨' 같은 냉방기를 가동시켰기 때문일 수도 있구요. 또는 내 몸에 염증반응이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감기 몸살에 걸리면 한기가 드는 이유도 내 몸에 염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여러가지 원인을 대입시켜 놓고 가장 합리적인 원인을 찾습니다. 그런데 치매 환자는 이런 합리적인 추론을 거의 못 합니다. 뇌가 퇴화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치매 환자는 몸이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잘 못합니다. 몸이 으슬으슬 한기가 들고 추워도 감기 몸살에 걸렸다는 '추론'을 잘 못하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추론만 하죠. 올 겨울은 무지 춥구나?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치매 환자들은 질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도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보호자와 의사에게 제대로 설명을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치매 환자들은 대부분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릅니다. 병을 계속 키우기 때문입니다. 

 

폐렴, 패혈증이 대부분의 치매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입니다. 폐렴, 패혈증은 아니더라도 치매 환자는 많은 이유로 이 세상을 떠날 듯 합니다. 

 

우리 아버지의 경우 '요로결석' 때문에 돌아가실 뻔 했습니다. 몇 년 전 우리아버지께 구토 증상이 있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체했다고만 생각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병원에 모시고 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 만큼 아픈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간 뒤 깜짝 놀랐습니다. 병원 검사 결과 요로결석으로 진단이 나왔는데, 어떻게 진통을 참으셨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요즘 세상에 요로결석은 매우 치료하기 쉬운 질병인데, 이 병을 키우고 키워서 여차하면 돌아가실 뻔 했던 겁니다. 

 

병원에 모시고 나는 날짜가 며칠만 늦었어도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아버지께서 요로결석으로 돌아가셨다면, 사망에 이르게 한 질병은 치매가 아닌 '요로결석'이 되었겠지요. 

 

또 치매환자들은 '낙상'도 매우매우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입니다. 치매환자들이 낙상을 하게 되면 일반인들보다 크게 다칠 위험성이 큽니다. 당연히 사망에 이를 확율도 높겠지요. 

 

치매 환자들의 '낙상'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 시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세심하게 환자를 관찰하지 않으면 후회막심할 일이 많이 벌어집니다. 

 

치매환자를 보호할 때는 3-4살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