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완전 정복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학 개론 <3> 신경전달물질, 글루탐산˙GABA

길을 묻다 2021. 2. 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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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강조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감각'은 신경전달물질의 '작용' 때문입니다. 불안감을 느끼거나, 슬픔을 느끼거나, 또는 신비한 경험을 하거나. 기타 등등. 

 

우리 몸에는 100여개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 몇몇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이 치매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글루탐산과 GABA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글루탐산(glutamate)의 역할

 

글루탐산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데요. 주요 역할은 기억을 저장하고, 저장된 기억을 끄집에 내며, 통증을 지각하는데 기여합니다.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만큼 글루탐산이 우리 몸에 과잉 공급되면 편두통, 경련 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글루탐산.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우리가 흔히 인공조미료, 화학조미료라 부르는 MSG의 원료가 되는 것이 글루탐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MSG의 유해성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아직까지는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글루탐산이 뇌혈류 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통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미료가 우리 뇌에 직접 침투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일단 MSG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글루탐산이 우리 질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도파민'이란 신경전달 물질은 정신분열증(조현병)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글루탐산도 정신분열증(조현병)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글루탐산과 관련된 정신분열증(조현병)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죠. 

사진출처 = 인터넷 쇼핑몰 AUCTION

글루탐산은 치매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일단 뇌졸중이라는 질병이 일어나면, 우리 뇌에는 산소가 부족해지고, 산소가 부족해지면 글루탐산의 재흡수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글루탐산의 재흡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체내 글루탐산 농도가 높아지고, 글루탐산 농도가 높아지면 우리의 신경세포가 죽게 됩니다. 

 

반대로 글루탐산의 농도가 너무 낮으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서 '코르티졸(코티솔)'이란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코르티졸이 많이 분비되면 역시 우리 뇌 세포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합니다. 

 

옛말에 과유불급이라고 했지요. 너무 많아도 문제가 발생하고, 너무 적어도 문제가 생겨납니다. 글루탐산이 너무 많아도 문제가 생기고, 너무 적어도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뇌가 과도하게 흥분하면 문제가 발생하기에 치매 환자들에게는 글루탐산을 일정비율 재흡수하도록 하는 약을 처방합니다. 우리 뇌가 필요이상으로 흥분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겁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한 약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GABA

GABA는 우리 뇌가 적절한 수준의 '흥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합니다. 혈압이 낮은 저혈압도 질병이고, 혈압이 높은 고혈압도 질병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뇌는 너무 흥분한 상태가 되어도 안되고, 흥분 정도가 너무 낮아도 안됩니다. 

 

그래서 GABA는 자동차의 브레이크에 자주 비유되곤 합니다. 자동차는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사고를 일으킬 수 있지요. 적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브레이크가 도움을 주듯이, GABA가 우리 뇌를 적정 상태로 유지하는 겁니다. 

 

GABA가 우리 몸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간질이 발생하기도 하구요. 또 불안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알콜중독을 일으키는 기제를 GABA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술이 흥분제라고 생각하는데, 술은 진정제입니다. 우리는 뇌가 너무 흥분하면 진정시키기 위한 행동을 하고 반대로 너무 진정돼 있으면 흥분시키기 위한 행동을 합니다. 이런 원리를 알면 반사회성격장애(싸이코패스) 등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요. 이런 내용들은 외향성, 내향성 등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자세히 다뤄주기로 하구요. 

 

지금 이 순간은 술과 진정제애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우리 뇌는 너무 흥분하면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한 행동을 합니다. 선천적으로 우리 뇌가 너무 흥분돼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술을 찾게 된다는 겁니다. 술을 먹으면 우리 뇌의 흥분이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불안장애를 치료할 때 GABA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항불안제는 GABA의 활동을 높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디선가 명상이 치매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을 겁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한 분도 있겠지요.)

 

명상이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신경전달물질의 관점에서 찾아보면, 명상이 GABA의 체내 농도를 조절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명상을 하면 우리 뇌가 최적의 상태로 '리셋'된다고 보면 되는 겁니다. 

 

치매 환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불안증세'도 GABA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제약사들은 GABA를 이용한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기도 합니다.

 

GABA가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싹을 틔운 씨앗과 발효식품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콩나물, 그리고 보리를 싹틔워 만든 '엿기름' 엿기름으로 만든 물엿 등이 해당됩니다. 그리고 김치 같은 발효 식품에도 GABA가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치와 식혜가 훌륭한 치매 치료제, 훌륭한 불안장애 치료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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