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완전 정복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학 개론 <20> 치매에 걸렸는데 지능검사는 왜 할까? full battery에 대한 이해

길을 묻다 2021. 3. 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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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치매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 실시하는 신경심리검사 중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는 병원의 안내문입니다. 


주의력 검사, 기억력 검사, 언어검사, 감각/지각력 검사, 운동/관리기능 검사, 개념화/추론화 검사, 정서/성격 검사 등이 쭉 나열돼 있습니다. 그런데 의학적 상식이 부족한 일반 보호자들 눈에 이상한 대목이 하나 눈에 띕니다. 지능검사를 실시한다는 대목입니다. 

치매에 걸렸는데 지능검사는 도대체 왜 실시하는 것일까요? 병원에서 환자들 또는 보호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엉터리 검사를 마구마구 실시하는 것일까요?

지능검사

지난 17강에서 IQ 검사와 지능지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IQ검사의 대략적 의미에 대해 짚어보기는 했지만, 심리 검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심리검사가 좋은 심리검사가 좋은 것인지 살펴보기 위해 표준편차 등 통계 지식을 되새김 하는 차원에서 간략히 설명드렸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분들은 17강을 다시 한번 살펴봐도 좋을 겁니다. 

지능검사는 단순히 누가 얼마나 똑똑한가?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그 누군가가 ‘병’을 앓고 있는건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하는 검사입니다. 역시 17강에서 언급하기는 했지만 우울증을 앓아도 IQ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능검사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유추해 낼 수 있는데요. 검사를 하면 과거지능까지도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과거지능을 유추해내면, 지금 지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비교해보고, IQ 점수의 하락이 단순한 노화 때문인지 아니면 치매와 같은 질병 때문인지 추론해 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병에 의해서 지능이 하락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상적인 노화에 의해서 지능이 하락하는 것인지 구분한다는 것이지요. 

또 지능검사로 주의집중력이 손상되었는지 여부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주의집중능력이 손상됐다는 것은, 우리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담당하는 부위가 손상을 입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정서/성격검사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성격’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성격이 드럽다.’ ‘성격이 좋다.’ ‘성격이 나쁘다.’ 등등. 

일반인들은 성격을 어떤 사람에 대해 호불호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에서는 성격을 호불로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럼 심리학에서 말하는 성격은 무엇이냐? 이런 질문이 당연히 나올 겁니다.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성격이론에 대해서만 몇 시간을 설명드러야 할 겁니다. 지금 이 순간은 치매 검사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므로, 성격 이론은 배제한 채 병원에서는 어떤 성격검사를 하느냐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과 병원에서는 MMP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라는 검사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 검사를 사용하면 우울증에 걸렸는지 또는 사이코패스인지 등등을 알 수 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우울증에 대해 아주 많이 언급했습니다. 우울증이 치매와 연관이 많을 뿐만 아니라 치매임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매가 의심될 때 ‘우울증’ 검사도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언어기능, 시공간능력, 기억력 등등

지난 6강에서 뇌구조를 살펴보면서,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을 입으면 말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전두엽에 해당하는 브로카가 손상을 입으면 말을 하는데 장애를 겪고, 측두엽에 해당하는 베르니케가 손상을 입으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으면 1분 전, 10분 전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옵니다. 

이런 증상들이 나온다면 뇌 영상 촬영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 뇌의 어떤 부위가 손상을 입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뇌 영상 촬영보다 심리검사가 더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현재 심리학계에서는 뇌의 각 부위별 손상 여부를 알아보는 여러 가지 검사를 개발해 놓은 상황입니다. 시공간능력 손상 여부를 알아보는데는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Test(RCFT), 얼굴재인 검사, 미로검사 등 다양한 검사들이 동원될 수 있습니다. 

기억력 손상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Rey-KIm Auditory verbal Learning Test 등을 사용하고, 집행기능의 손상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WCST 검사를 실시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죠. 

battery란 무엇인가?

battery를 우리 말로 번역할 때는 <검사총집>이란 말로 번역합니다. 저는 우리말로 번역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쉽게 이야기해서 <검사들의 총정리> 정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는 치매 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검사 모음집>이라는 말로 뜻을 풀이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무슨 말인고 하니. 지능검사인 웩슬러 검사 + 성격검사인 MMPI + MMSE + 00 + 00 + 00  이런 식으로 구성해서 종합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bettery입니다. 

조금 직관적인 비유를 들자면 김밥이나 비빔밥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밥과 비빔밥에는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 ‘하나’의 요리가 됩니다. 단무지 + 시금치 + 참치로 구성을 하면 참치김밥이되고, 단무지 + 야채 + 쇠고기로 구성을 하면 쇠고기 김밥이 되죠. 

마찬가지로 battery도 여러 재료(검사)들을 묶어서 실시하면 하나의 검사모음집이 되는 겁니다. 

치매를 진단하기 위한 battery에는 많은 것들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것들로는 5-6가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치매 검사를 위해 표준화를 거친, 즉 검증된 battery가 5-6개 정도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검사모음집을 나열해보자면 서울신경심리검사 (Seoul     Neuropshchological Screening Battery), CERAD 검사 총집, ADAS(Al 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 SIB(Servere Impairment Battery), LICA(Literacy Independent Cognitive Assessmen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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