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완전 정복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학 개론 <19> 치매 선별검사란 무엇인가? 선별 검사 도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길을 묻다 2021. 3. 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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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다시피 MMSE 검사는 치매 진단 검사가 아닙니다. MMSE 검사는 치매 선별 검사인데요. 선별 검사는 영어로 screening test라고 합니다. 영어로 풀어도 무슨 말인지 어렵죠? 

screening test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미국 위키디피아 사진을 한 장 보시기 바랍니다. 

미국 위키디피아

진폐증이 의심되는 석탄 광부 한명이 선별검사(screening test)를 받고 있습니다. 의사는 이 광부가 작성한 설문지를 통해 진폐증의 주요한 증상들이 있는지 아닌지 살펴볼 겁니다.

만약 위 사진 속 광부가 호흡곤란, 만성피로 등의 증상을 선별검사지에 기록했다면, 의사는 진폐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엑스레이, CT 검사 등을 실시할 겁니다. 

진폐증을 통해 screening test(선별검사)에 대해 살펴보면, screening test는 증상의 유무 정도만 판단해서, 정밀 검사를 실시할지 말아야 할지 정도만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럼 CT처럼 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검사는 뭐라고 부를까요? 심리학에서는 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검사를 full battery라고 부릅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종합검사 정도 됩니다. full battery에는 지능검사, 인성검사 등 3-4가지 검사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즉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3-4가지 검사를 모두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선별검사를 진단검사로 잘못 알고, 잘못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폐증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면, 진폐증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실시하는 설문지 조사만 한 뒤, 진폐증 진단을 내려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진폐증 환자가 진폐증 진단을 못받는 경우가 생기고, 반대로 진폐증이 아닌데 진폐증 진단을 받는 폐단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제는 치매 선별 검사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각각의 검사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는 치매 선별검사

 

■ MMS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지난 시간에 표준화 등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살펴본 검사입니다. 이미 설명이 충분히 됐지만, 그래도 간단히 살펴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MMSE 검사의 장점은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입니다. 5분에서 10분만에 끝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단점도 두드러집니다. 교육수준과 연령,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또한 전두엽(전두엽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은 “5. 뇌 구조와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기능을 평가하는 항목이 부족해 전두측두엽 치매와 혈관치매 환자들을 스크리닝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 MoCa (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MoCa 검사는 MMSE가 가진 한계 때문에 개발된 검사입니다. MMSE 검사는 치매의 전단계라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정상’으로 분류해 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가려내기 위해 단기기억에 대한 항목도 추가됐으며, 그 외에도 전두엽 기능을 검사하는 항목이 있어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와 혈관성 치매 환자들을 감별해 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 HDS-R (Revised Hasegawa’s Dementia Scale)

HDS-R는 1974년 하세가와(Hasegawa) 등 이 치매 선별을 목적으로 개발한 하세가와 치매척도(Hasegawas’ Dementia Scale)를 개정한 것입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HDS-R는 MMSE에 비해 교육 수준과 연령의 영향을 적게 받고, 언어유창성 검사가 포함되어 언어와 전두엽 기능 손상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또한 MMSE에 비해 치매에 대한 민감도도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HDS-R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분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치매 선별을 위한 한국어판 하가세와 치매척도 타당도 신뢰도 연구

 

cafe.naver.com

■ 7분 선별검사(7 Minute Screen Test)

7분 검사 또한 MMSE 검사의 한계 때문에 개발된 검사입니다. 치매에 대한 민감도가 뛰어나다는 점이 MMSE 검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지남력, 기억력, 시계그리기, 언어유창성 등의 영역으로 구성돼 있어, MMSE 검사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치매환자를 감별할 수 있습니다. 

■ DRS (Dementia Rating Scale)

5분 10분 걸리는 다른 선별검사와 달리, DRS 검사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꽤나 정밀한 검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별검사로 분류되는 이유는 full battery와 비교했을 때 구성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검사 시간이 긴 만큼 초기 치매를 감별하는데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보호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선별검사

지금까지 살펴본 치매 선별검사는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하는 것들입니다. 이제 살펴볼 내용은 치매환자가 아니라 가족(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사입니다. 

■ KDSQ (Korean Dementia Screening Questionnaire)

KDSQ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평소 환자와 1년 이상 동거를 해온 가족이 필요합니다. 검사 항목이 환자의 1년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상태가 어떠한지 알아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KDSQ 검사를 통해 환자의 우울증 상태와 기억장애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 SDQ (Samsung Dementia Questionnaire)

SDQ(Samsung Dementia Questionnaire)는 이름에서 보듯이 KDSQ와 매우 유사한 검사입니다. KDSQ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상태를 잘 아는 보호자가 치매 환자의 병 전과 발병 이후의 인지 기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치매를 초기에 발견 할 수 있는 선별 검사입니다. 

KDSQ와 비교했을 때 글을 모르는 분도 설문에 응할 수 있다는 점, 경증환자를 더 잘 구분해낸다는 점 등입니다. SDQ의 검사 문항 몇 가지를 살펴보면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 IQCODE (Information Questionnaire on Cognitive Decine in the Elderly)

치매를 감별해 내는 민감도가 아주 뛰어난 검사입니다. 그러나 검사를 실시하기에는 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를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상태가 어떠한가?를 평가하는 검사이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굉장히 오랫동안 생활을 해온 보호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호자가 문맹 등으로 인해서 답을 제대로 못한다면, 또는 출가한 자식이 오랫동안 부모님과 함께 생활해오지 않았다면 답변을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선별검사만 살펴봤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full battery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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