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학 개론 <21>. 치매 보험 가입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CDR 검

CDR 검사 질문지의 일부

CDR 검사는 치매 환자의 중등도를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검사입니다. 그런데 중등도란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되죠? 그래서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사전에는 아래와 같이 정의돼 있습니다. 中等道 (중등도) - 전국의 전지를 비척에 따라 상·중·하 세 등급으로 나눈 가운데서, 둘째 등급의 도(道). 곧 경기도(京畿道)·강원도(江原道)·황해도(黃海道)를 이른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니 더 이해가 안되는군요. 아마도 일본어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해서 빚어진 혼란 혼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중등도에 대해 조금 말을 풀어보겠습니다. 

중등도란 병이 얼마나 심한가를 상, 중, 하로 구분하고, 환자가 어디에 해당되는지 평가하는 것을 뜻합니다. 치매환자의 중등도를 평가하는 CDR 검사를 하는 이유는 치매 초기인지, 아니면 중기로 넘어가서 약물을 바꾸거나 약의 종류를 더 늘려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말기에 이르면 가정 요양이 불가능한 상황일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사실 CDR 검사는 치매 진단용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설명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치매 보험에 대한 관심이 많고, 치매 보험료 지급이 CDR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이라 판단되어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21-1. CDR의 한계 

CDR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이 ‘만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CDR은 본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연구하기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 즉 알츠하이머 치매 이외의 환자들에게는 CDR 점수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서 두드러지는 증상이 기억력 장애입니다. 그런데 혈관성치매나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에게서는 상대적으로 기억력 저하가 적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혈관성 치매가 심한 상태이지만, 알츠하이머 환자에 비해 ‘양호한 상태’로 평가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모든 혈관성 치매 환자가 알츠하이머 환자에 비해 양호하게 평가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지요. 

치매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혈관성 치매 환자를 평가할 때도 CDR을 이용해서 연구를 합니다. CDR 점수가 알츠하이머 환자만큼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CDR 점수가 혈관성 치매 환자의 상태를 알아보는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21-2. CDR 점수로 살펴보는 치매의 초,중,말기 

CDR은 0점부터 5점까지 평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치매 점수가 0점이라면 치매가 없는 것이겠지요. 치매 점수 5점이 만점인데, 5점 만점을 받았다면 아주 상태가 심각할 겁니다. 

아래의 표는 CDR 점수를 0점부터 5점까지 나눠서 각 단계별 증상이 어떠한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상태	증상
0점	정상	- 치매와 관련한 증상 없음
0.5점	매우 경미한 치매	- 주변에서 건망증이 심하다고 느낌. 하지만 운전 등 일상생활은 가능함. -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0.5점에 해당될 수 있으나, 알츠하이머 극 초기 환자들이 더 많이 해당됨
1점	치매 초기	- 보험사에서 ‘치매’로 인정하는 단계. - 조금 전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 날짜와 요일 등도 잘 모름. - 길 찾기 등에서 장애가 오기 시작함. - 반면 대인관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상식’적인 판단 가능
2점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기 직전 단계	새로운 것을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 예전의 기억만 갖고 있음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생김 옷입기, 손씻기 등 위생상태 유지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함
3점	치매 중기	대소변 실수 등이 시작됨 단편적인 기억만 보존됨 얼핏 봐도 집 밖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임
4점	중기에서 말기로 넘어가는 단계	기억력 검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의사소통’이 힘들어짐 자신의 이름에는 반응하는 경우가 많음 취미 생활 불가능
5점	말기	의미있는 기억 없음 본인의 이름을 불러도 반응 없음 보호자가 밥을 떠 먹여줘야 하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