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완전 정복

IQ 150이 의미 없는 이유

길을 묻다 2021. 3. 11. 14:44
728x90

네이버에서 IQ 150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더니 검색 결과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주로 지식인 서비스에 IQ 150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오빠 IQ가 150인데, 어느 정도인지? 또 초등학생이라고 밝힌 질문자가 본인이 IQ 150이면 어느 정도 되는 것이냐고 물어보더군요. 

답변도 가지각색입니다. 어떤 답변자는 아주 똑똑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구요. 또 다른 답변자는 보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IQ150이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평균과 표준편차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복습하는 차원에서 지난 시간에 언급한 것을 다시 한번 복기해보죠. 국어 점수 평균이 70점이고, 나의 국어 점수가 80점입니다. 나는 국어를 잘하는 것일까요?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을 되새김해보면 평균만 갖고는 알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균 점수가 70점이라고 하더라도, 100점을 받은 학생이 무수히 많으면, 80점은 평균과 별 차이가 없는 점수입니다. 그러나 평균 점수가 70점이라고 할지라도, 최고 점수가 80점이면, 나는 국어 점수에 있어서 최상위 클래스입니다. 



아이큐 150이 평균보다 높은 점수라고 할지라도, 평균과 별 차이 없는 점수일 수도 있고,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런 차이점을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답변을 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기 때문이겠지요.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지능검사는 서열 매기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 대중들은 IQ검사에 대해 상당히 많은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어머니들은 IQ를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우월한 아이로 인식하기 위한 수단이나, 반대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열등한 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듯 보입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구요. 내가 남보다 우월한 사람, 내가 남보다 열등한 사람 등. 사람의 ‘서열’을 매기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 심리학에서 지능검사를 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의 역사까지 거론해야 하는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역사는 생략하구요. 요즘 사용하는 지능검사는 학습 컨설팅이나 질병의 유무를 알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들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울증에 걸려도 지능검사 점수가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우울증 때문에 뇌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IQ 점수가 낮으면 모두 우울증일까요? 정말 바보같은 질문이죠? IQ점수가 낮다고 해서 우울증 진단을 내리면, 우리나라 아동의 절반은 우울증으로 진단받을 겁니다. 

그럼 반대의 질문도 한번 해보죠. IQ점수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것일까요? 만약 당신의 아이가 자폐증이어서 IQ점수가 높게 나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능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며, 일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상당한 도덕적 자질이 필요한 일입니다. 도덕적 관념이 결여되어서 지능을 우생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바람에 피바람을 불러온 집단이 나치와 히틀러이거든요. 

그래서 IQ 점수를 평균보다 높다, 낮다 평가하는 것. 또 평균보다 많이 높다, 평균 보다 많이 낮다고 평가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의 현재 상태를 잘 알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 지능검사일 뿐이죠. 

그럼 지능검사는 치매 환자와 어떤 연관을 가질까요? 치매를 진단할 때 지능검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치매는 인지기능의 저하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합니다. 그런데 인지기능이란 말과 지능은 상당히 유사한 개념입니다.

지능이 높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고, 문제를 빨리 해결한다는 뜻도 됩니다.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 상황에서 해결 방법을 못찾는다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우울증이 아닐까 걱정될 때 ‘지능검사’와 더불어 다양한 심리검사를 실시해서, 모든 검사 결과를 놓고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치매 검사를 할 때도 지능검사와 다른 다양한 검사를 동시에 실시해서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치매 진단을 내릴 때 5분, 10분만에 끝나는 아주 간단한 검사만을 실시하고 치매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다양한 검사를 실시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도 치매 진단이 쉽지 않은데, 아주아주 간단한 검사만 실시하고 치매 진단을 내리면 오진의 확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정말 통탄할 일이지요. 다음 시간에는 치매에 걸렸는지 알기 위해 어떤 검사를 실시하는지, 그리고 그 검사의 장단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