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완전 정복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학 개론 <14> 심리학 연구 방법, 실험과 관찰

길을 묻다 2021. 3. 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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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배울 때 굉장히 강조되는 단어가 있는데요. 사이언티픽(scientific, 과학적인)이란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심리학이라고 하면 프로이트를 떠올 릴 겁니다. 그러나 심리학에서 프로이트의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발간되는 심리학 개론서를 살펴보니 프로이트의 이야기는 전체 분량의 50분의 1도 안되더군요. 심리학=프로이트를 생각하는 분들께은 정말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이트의 이론으로는 우리 부모님의 치매를 검사할 수도 없고, 진단할 수도 없으며, 치료할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오늘 하루 치매 부모님 간병하느라 눈코뜰새 없는데, 심리학의 연구 방법에 대해 내가 왜 알아야 하지?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왜 심리학의 연구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할까요?

인터넷,유튜브를 보면 치매와 관련한 정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보들 중 믿을 수 있는 내용 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이야기하는 심리학 연구방법에 대해 주의깊게 귀기울여 주시면, 여러분 스스로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지금 우리 부모님이 치료 받고 있는 병원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심리학 연구 방법에 대해 충분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으면 가능합니다. 의학 지식이 부족한 내가 과연 우리 부모님을 위해 어떤 병원이 좋을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좀 딱딱하고 원론적인 내용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굉장히 쉽게 이야기할 것이고, 맥락을 이해하는데 굳이 몰라도 상관없는 내용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시작합니다. 

 

14-1. 실험연구와 관찰연구

 

■ 관찰연구

관찰연구는 말 그대로 관찰을 통해 연구하는 겁니다. 이 말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요? 단어는 어렵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무얼 하는지는 감이 잘 잡히지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는 평소보다 교통 정체가 심하다는 ‘가설’을 세워놓고, 나의 가설이 맞는지 틀린지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 도로에 나가 관찰을 하면 됩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도로변에서 차량의 평균 속도를 측정하고, 차량의 통행량을 조사하면 됩니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다른 요일보다 차량의 숫자가 많고,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가 낮으면, 내가 세운 가설이 맞는 것이고, 이론으로 정립되는 겁니다. 

아주 쉽죠? 그런데 관찰 연구에는 간접적인 관찰 연구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설문조사입니다. 설문조사라는 말도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 겁니다. 뉴스에서 대통령 후보들 지지율을 수도 없이 발표하니까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설문조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것이 있는데 ‘표본’ 추출입니다. 영어로는 샘플링(sampling)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자세히 설명하려면 실제 사례도 들어야 하고, 너무 복잡해지니까 지금은 과감히 생략하고, 다음 시간에 본격적인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실험연구

실험이라는 말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에, 그리고 수학능력 시험을 칠 때 기본원리를 대부분 터득했을 겁니다. 그러나 복습하는 차원에서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소화제를 하나 만들어냈다고 가정해보죠. 이 약이 효능이 있는지 실험으로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실험군과 대조군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실험을 합니다. 


실험군에는 제가 만든 소화제를 복용하도록 합니다. 대조군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는 약을 복용하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진짜 약과 가짜 약을 구분 못 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실험까지 했는데, 약이 진짜 효능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볼까요? 진짜 약을 먹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험참가자들도 나오구요. 가짜 약을 먹었지만 효능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짜 약을 먹어도 효능을 보는 사람이 섞여 있고, 진짜 약을 먹어도 효능을 못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약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통계’적인 방법으로 검증을 해야 합니다. 

자, 이제 제가 설문조사 이야기를 할 때 표본과 같은 통계 용어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이유에 대해 감이 잡히나요? 다음 시간부터 통계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겠습니다. 물론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주 과감하게 생략할 건 생략하고, 덧붙이는 설명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예를 들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어려울 수는 있지만, 통계에 대한 원리만 터득하면 여러분의 부모님이 제대로 된(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매 검사를 받고 있는지,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았는지, 여러분 스스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그만 참고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통계 이야기만 끝내면 술~술 넘어가는 심리학 이야기를 다시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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