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완전 정복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학 개론 <31>. 가족의 사랑이 최고의 치매 예방약인 이유

길을 묻다 2021. 4. 1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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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을 위한 수칙 333’ 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가지를 권하고, 3가지를 금하며, 3가지를 행하라는 것인데요. 

3권은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입니다. 3행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기,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매년 치매 조기 검진 받기 인데요. 왜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을 해야 할까요?

31-1. 전두엽의 기능

아주 오래된 영화이지만 ‘헨리 이야기’라는 영화를 보면 우리 뇌의 전두엽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불법은 아니지만 양심은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탐욕스러운 변호사가 어느 날 강도에게 총을 맞아 머리를 다칩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뇌를 다쳤기에 많은 장애를 갖게 됩니다. 걷는 것도 힘들고, 책을 읽는 것도 불가능해졌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뇌를 다친 이후 성격도 180도 바뀌어버렸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불행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더 탐욕스러운 변호사 헨리가 ‘천사’로 바뀌어 버린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비밀은 전두엽의 기능에 있습니다. 앞서 뇌 구조에 대해 살펴보면서 전두엽의 기능이 ‘영혼’ ‘성격’이라고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전두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성격이 변해 버린 것이죠. 

전두엽에는 성격 뿐만 아니라 경영기능도 있습니다. 경영 기능이란 상충되는 생각을 구별하고, 선과 악에 대해 판단하고, 현재 행동의 미래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또 대인관계에서의 관계를 조절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목표에 따라 일을 조절하는 능력도 포함이 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관계를 유지할 때 이런 기능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사람과 관계를 유지할 때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있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주는 판단력도 필요합니다. 이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눈치’없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눈치 없이 행동하면 대인관계는 파탄이 나죠. 그래서 전두엽의 기능은 인간관계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즉 대인관계를 활발히 하면 전두엽 기능도 활성화되고, 뇌가 활발하게 ‘운동’을 한 만큼 뇌가 건강해지는 겁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대인관계의 폭이 무척이나 줄어듭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살펴보면, 나이가 들수록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듭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사회적 은퇴를 들 수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직장에 나가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에는 만날 사람이 없는 겁니다. 물론 동창이나 기타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런 관계는 한달에 한번 정도밖에 안됩니다. 

정기모임이 없는 날은 대부분 집에서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모임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을 앓거나 혹은 고령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는 대상이 ‘가족’ 이외에는 없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죠. 

결국 가족과의 만남이라도 지속하고 횟수를 늘려야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겁니다. 

31-2. 세로토닌과 코티졸

지금까지는 대인관계가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이유에 대해 뇌의 물리적 구조 측면에서 살펴봤습니다. 이제는 뇌의 화학적 작용 측면에서 살펴볼 시간입니다.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은 우리가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을 가질 때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은 시상하부에서 합성되어 뇌하수체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자극이 있을 때 분빋됩니다. 긍정적인 감정을 형성하는 호르몬으로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게되면 우리 몸에서 세로토닌의 양을 늘려주는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세로토닌이 우리에게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된거나 괴로움을 느낄 때,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분비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편도체가 뇌하수체에 명령을 해서 부신피질을 자극합니다. 이때 부신피질에서는 코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코티졸의 농도가 너무 짙어지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위축시켜 기억력의 손상을 가져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코티졸이란 스트레스 호르몬이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될 때 분비된다는 점입니다. 또 다양한 관계를 맺을 때 세로토닌의 분비가 늘어난다는 점이지요. 

반려동물을 키우면 치매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많은데요. 이런 연구결과들은 바로 세로토닌과 코티졸이 분비되는 원리에 입각해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년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모두 독립하면서 외롭게 지냅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이라 할지라도, 이들과 관계를 맺으면 외로움을 달랠 수 있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서양 속담에 아이가 없는 집은 공동묘지와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웃음기가 사라진 집의 적막함을 공동묘지에 비유한 겁니다. 반대로 아이가 있는 집은 웃음이 넘쳐 납니다. 활기가 넘치는 것이지요. 

그래서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최고의 보약은 부모와 자녀들의 활발한 만남, 그리고 손자 손녀들이 안겨주는 웃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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